Wednesday, January 30, 2013

Rootless tree

 
 
 
 
 
 
 
 
 
 
 














이러다 내가 미치는 건 아니겠지.


라고 싶을 정도로 마침내 숨이  턱까지 찼다.
내 안에 쌓인 나도 뭔지 알 수 없는 강박 관념들이 완전히 쌓여서
숨쉬는 것 조자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2주간 아팠고, 별다른 일도 못했고. 시간을 쓸데 없이 보내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다.
아프고 나서 그림 그리던 흐름이 완전히 끊겨져 나는 그림들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용기가 나질않았다.

마침내 나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잠을 좀 잘잤으면.
이제는 그림을 안그리면 이렇게 병이 나는 구나.
싶었다.

울고 싶을 정도로 압력 밥솥 밥알들이 터저나가듯
나는 진짜 이제 거의 터지기 직전이었다.


'괜찮아 니 마음 데로 그려도 괜찮다니까. 너무 잘 하지 않아도 돼.'


라고 내 마음 속에 내가 계속해서 내 속에서 나에게 외쳐됐다.

그리고 나는 이 그림을 한 시간도 안되서 갈겨 버렸다.

사실 나의 많은 그림들이 이런 식으로 그려졌다.
그리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순간에 다다르게 되면 나는 마침내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린다기 보다 감정을 쏟아내 버린다.
울고 싶을 정도로
위로 받는다.

'그래 이것봐 잘하잖아. 멋지게 잘 해낼 수 있잖아'

그림은 생명을 가지게 되고 내게 말을 걸어 온다.
내 속에 내가 뭘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르다가도 쏟아내고 나면.
내 속이 그림 속에 신기하게도 스캔되어 나온다.

그래서 다행히.
나는 미치진 않는다.

모든 그림이 이런 식으로 그려 지진 않았다.
이성이 더 앞서서 더욱더 계산되어 그려진 그림들도 많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그린 나 친구들은 더욱 애착이 간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그걸 알아 맞춘다.
내가 진짜 터지기 직전에 그린 그림들은 사람들이 알아 봐준다.

이 얼마나 발가벚겨진 기분인가!

하지만 다행이다. 이제 조금씩 그 발가벚겨진 부끄러운 기분을 이겨 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오히려 내 마음을 이해해 주니 이 얼마나 고마운가.







방콕에서 딱 3달을 지내고.
아마도 나는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으니까.
내가 잠정도는 잘 못잘 만도 하다.

꿈을 어찌나 많이 꾸었던지. 말도 못한다.
꿈 속에서 누군가는 죽고 , 그리운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머리를 모조리 잘라버리기하고
뭔가 극단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깨달음이 들었다.

나는 방콕에서 살면서 한국에서 살던 것 처럼 바랬던 것은 아닌지.
방콕에 살면 방콕 친구들을 만나고 방콕 친구들에게 의지해야하는 것이 아닌지.
아직도 힘든 일이 있으면 한국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하게 되는데
당연한 일이지만

나는 방콕 작업실에 있으면서 한국을 궁금해하고 한국에게 의지했다.
그래서 내가 너무 혼란스러웠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내가 괴로웠던 것이다.
이곳 이 캔버스, 이 순간. 에 나는 집중하지 않고 있었다.

뒤통수를 한대 얻어 맞은 것 처럼 나는 깨달았다.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멋진 작가가 되고 싶다.
내 스스로를 밀어 붙이고 나는 나를 달래지 못했다.
이 캔버스들은 내 친구들인데.
미안해 너네들을 잠시 두려워 했어.
하지만 고마워. 날 기다려 줘서.
내가 너희와 이야기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냥 이렇게 기다려줘서.
고마워.

조금씩 조근조근 이야기 해줄께. 내 마음.


Rootless tree
정처없는 내 친구 나무.
니가 있어서 내가 참 행복하다.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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